★오여사의 제3의 활동/절 집 기행

우리나라 3대 기도처 중 하나 남해 금산 보리암

하늘위땅 2012. 2. 14. 11:00

굉장히 춥다는 날 다시 남해 금산 보리암에 올랐다.

느적거리다 생각했던 남해행 버스를 놓치고 1시간 뒤 출발한 남해행 버스에 올랐지만 왠지 불안불안.

시골 버스는 운행 시간이 아주 드물게 잡혀 있어 놓치면 1시간은 기본인지라 어쩌나 싶었는데

아뿔싸 남해 터미널에 도착을 하니 남해 금산 입구로 가는 버스는 금방 방금 출발을 했단다.


1시간이나 더 지난 후에 차가 있는데 중간에 돌아갈 수도 없고 큰 맘 먹고 거금을 투자해 택시를 탔다.


"아저씨 금산입구까지 얼마입니꺼?"


"이만원입니더"


"하이고 비싸네예 앞에간 버스 잡을수 있을까예"

시러라 하는 아저씨 얼굴이 슬쩍 보였다.


"글쎄예 어디서 서는지 몰라서"

남해 사람인데 모를리는 없을낀데...


"그럼 복곡으로 올라가면 얼맙니꺼?"


"그도 이만원입니더"


"구람 바리 올라가입시더"


좋은 맘으로 가기로 한 곳이라 흔쾌히 지갑을 열었다.

편히 도착한 보리암 제2주차장

꼬불구불 좁은 길을 잘도 올라온 택시

선뜻 이만원을 건네주니


"다시 안내려갈랍니꺼?"


"걸어서 갑니더 잘 가시소"


냉정하게 아저씨의 권유를 뿌리쳤다.





입장료 천원을 내고 입구를 통과했다.

얼어붙은 길바닥

바스락 소리를 내며 밟힌다.

겨울 바람이 바늘처럼 뽈때기를 때린다.

눈물이 찔끔.


이런덜 어떠하리 

저런덜 어찌하리..


찌푸둥 몸띠를 이끌고 그닥 가파르지 않은 경사길을 헉헉거리며 오르는 꼴이라니..


하악~ 하악~ 도 아이고

허억~ 허억 이로구나 






앞서가는 중년의 남녀 4명

단체복을 입었다.

이른 시간에 오는 부지런한  나같은 이도 있구나 싶었는데 이런 공원관리소의 청소하는 사람들이구나.

길가 쓰레기 줍는 일을 하는 사람들.

같은 패딩잠바가 말해 주었다.


사소한 잡담으로 천천히 일과 병행을 하고 있었다.


겨울 바람이 아주 찹다.





헉~

포토존에서 내려다 본 남해 바다닷!


매번 와도 구름 안개 따위에 가려 한번 안뵈주더만 정월 달 맘 먹고 왔더니 드디어 내 앞에서도

모습을 보여주는 구나 남해 바다여!!!!


유달리 좋은 기분으로 보리암으로 향했다.



[우리나라 3대관음 기도처]


강화 석모도 보문사, 양양 낙산사 홍련암, 남해 금산 보리암



근에 면이 좀 있는 분들이 미국으로 몇달간 여행을 다녀왔단다

알고 보니 미국의 애리조나주의 세도나엘 간 것이다.

이곳은 지기의 기운이 강하게 뭉친 곳으로 기도발이 잘 받는 곳이란다

세도나는 LA에서 버스로 11시간 정도 걸리고 피닉스에서 자동차로 두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다. 

현제 세계 각국의 도굴꾼과 예술가 그리고 몸을 치유하려는 사람들이 세도나에 몰려들고 있다. 

도굴꾼들이 이곳에서 명상을 하면 정신 집중이 잘된다고 하고 

예술가들이 세도나에서 잠을 자면 꿈속에서 평소 생각하지못했던 기발한 영감이 떠오르고, 

은퇴한 백만장자들이 그동안 지친 몸을 추스르면서 휴식을 취하는 곳으로 유명하다는데..


* 고대 그리스에서 가장 기도발이 센곳으로 알려진 텔포이신전, 

인도의 아잔타 석굴, 중국의 화산파의 본거지인 화산, 

한국의 예언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계룡산,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던 시나이산, 

미국의 애리조나주의 세도나는 공통적으로 땅의 지기가 강하게 뭉친 곳이다. 

지가가 강하게 뭉쳤다는 것은 바위를 보면 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도처는 모두 바위산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한다. 기도발은 바위에서 발생한다 *









▷ 상사바위에서 바라본 보리암



기도발 잘 받기로 유명한 곳 보리암은 이렇게 바위로 둘러 쌓였다

소나무와 대나무가 주변에 같이 자라고 있고 앞으로 바다를 안고 있으니 최고의 기도처가 될 수 밖에.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했던 장소도 기도에 감응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으로 느껴졌다.


한참을 겨울 바람을 맞으며 보리암의 처음 보는 얼굴을 뚫어져라 보았다

어떤 생각이 들거나 간절함은 없었다

그냥 무상무념으로 바라만, 시선만 흔들리지 않은채 보았다.





▷ 화엄봉에서 바라본 보리암




몇번을 올랐어요 뒤에서 옆에서 본 적이 없어 참으로 새롭구나 느끼면 화엄봉에서도 보리암을 한참동안 내려다 보았다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은 날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더 오래 가질수 없어 아쉬웠다.





경내로 들어왔다.

북적이는 알록달록 등산복을 잘 차려 입은 사람들의 말소리가  절 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

성가시러워 자판기에서 쑥차와 율무차를 빼서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 가 섰다

안개도 구름도 없이 펼쳐진 바다와 보리암이 아주 맘에 쏙 드는 날이 아닌가.


쑥차의 향기가 그윽하다 못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아니 맑은 날의 남해 바다가 그랬다.






어느새 겨울 바람은 따뜻한 해를 가리고 짙어지는 구름을 몰고 왔나보다

더 찬 바람이 손에 스쳤다.


하늘을 보니 잔뜩 잔뜩 흐려지는 하늘이 내려오는 것이다


'이크 서둘러 내려가야 하나?'






대나무가 바람에 스스슥 소리를 내며 서로 뒤엉켜 따스함을 놓치려 하지 않네.

땀이 식어 후드득 내 몸도 떨림이 느껴졌다


'빨리 움직여야 겠군'






빛을 잃어가는 태양

그 빛을 숨기려 온갖 용을 다 써대는 구름..

눈도 뿌리지 못할 거면서 꼭 눈 올 것 같은 날씨 연출은 왜 하는 거니?



바다를 향한 시선에 흔들림이 없는 관음상의 뒤태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넘 많은 이들의 기도와 소원을 버거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 아니였구나

감은 듯 실눈을 뜬 듯 살짝 아래로 내려다 보는 시선도 그대로고

살짝 집은 손가락의 모양도 들고 있는 병의 모양도 여전히 그대로다.


다만 구름이 눈을 뿌릴 듯 장난스레 태양을 가렸을 뿐이다.






절을 하는 사람들 뒤에서 선채 가벼이 기도를 하면서


'아는 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주세요'


빌었다.


기도하는 것도 방법이 있다쿠던데 그냥 암 생각없이 늘 이렇게 서는 경우가 많아서 익숙치 않은 기도는 아직도 어색해

뭔가를 원하고 구하는 것도 넘 어색해서..어물어물..


사실은 이런저런 소원을 꼭 빌리라 했었는데 넘 속보이는 바램인 것 같아 차마 생각도 못하고 말은 꺼내보지도 못하고

속물이였다 나쁜 소원이지 않나 나 스스로 버리고 걍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내내 읖조리고 말았다.


아~ 기도는....기도다.



기도발 잘 받기로 유명한 곳은 많다.


설악산 봉정암은 최고의 기도처라고 한다.

헌데 찾아가기가 아주 어렵다지 

대구 팔공산 갓바위도 수능기도하는 사람들도 몸서리를 치는 곳이고

운문사 사리암도 기도하는 사람들도 사시사철 붐비는 곳

지리산에는 더 영험한 기도처가 곳곳에 숨어 있다고 하는데..

~~ 대 라고 하는 곳이 기도처로 지기가 모인 곳이라고 한다.


우리동네 무학산 서학사도 기도발 잘 받기로 유명하던데..

아는 분의 입을 빌리자면 이곳에서 손녀를 엎고 100일을 오르내린 어느 아주머니는

기도했던 바대로 자식들이 잘 풀렸고 선거철이 되면 관계되는 이들이 줄을 잇는 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요?


기도란 마음의 응집, 간절함이리니..기도를 들어주지 않을수는 없을 것도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