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잊을수 없는 그 맛 수학여행지에서 맛 본 컵라면

하늘위땅 2011. 10. 28. 13:00

라면을 멀리하게 되면서 맛조차 잊어버린줄 알았다.

꼬꼬면 바람에 다시 라면이란 녀석을 다시 찾았고 그러다보니 한두번 라면을 먹을 기회가 더 생겼다.

 

라면 참 묘한 녀석이 아닌가?

나트륨 성분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방송으로 떠들어대도 온국민이 사랑하는 아니 사랑하지 않고는

견딜수 없는 녀석이다.

 

아이들도 어른도 , 여자도 남자도 싫어하는 이 못 봤다.

 

끓여먹는 삼양라면 등장으로 시간정해 나오는 텔레비젼 광고를 보고 침만 꿀꺽 꿀꺽

어쩌다 라면 사오는 아버지 손을 볼라치면 그날을 완전 복터진 날이였다.

 

꼬들꼬들한 면이 좋은 나는 늘 불어터진 라면이 정말 싫었는데 많은 식구들이 나눠먹으려면

푹 삶아 불려서 먹을수 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아쉬움은 늘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학교적 용돈이라고는 받아 본 적도 없었으니 친구들 사 먹는 컵라면 먹고 싶어도 냄새만 맡았다

그러나 컵라면을 사 먹을 돈이 어찌 모일라치면 참 맛나게 학교 교정에서 불리고 불려 먹었던 기억마저 라면냄새가 날 지경이다.

 

그런데 그 라면 맛을 잊어버렸다고? 오! 택도 없는 소리.

맛을 결코 잊어버리는 법이 없다는 어떤 이의 말이 맞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늘 내 코끝을 자극하는 라면이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 수학여행지에서 맛 본 컵라면

 

그 시간 생각만 떠올려도 라면 국물 냄새가 어느새 머리속을 꽉 채운다.

 

 

 

 

새벽부터 일어나 한군데라도 더 둘러보게 만든 일정 때문에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 수학여행 관광버스에 오르면

밤 늦게까지 논다고 못 잔 잠이 쏟아져 내처 고개를 처 박고 졸기 일쑤였다.

 

설악산 비선대 와선대를 보고 점심 전에 용인자연농원까지 들어가야 하는 일정에 다들 들뜬마음보다는

잠속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잠시 용변을 보기 위해 어느 한적한 시골 동네 휴게소에 차를 세웠는데

아싸! 컵라면 자판기가 우릴 유혹한 것이다.

시간은 촉박했지만 아침도 먹는 둥 마는 둥한 친구들 몇몇은 사정없이 자판기에 돈을 넣고 눌렀다.

뜨끈한 물을 받고 차안에서 먹지는 못하고 어서 불기만 동동거리면 기다리다 채 불기도 전에 후르륵 입속으로

밀어 넣는 그 컵라면

뭐라 말할수 없는 강한 스프의 맛이 온몸을 들쑤시고 다녔다.

냄새에 취하고 뻐덩한 라면빨이 뻑이 가고 재빨리 먹어치워야하는 촉박함에 뜨거운 국물을 훌훌 쑤셔넣듯

입으로 들이 부었는데도 그 맛은 캬~ 눈물이 날 지경이였다.

 

날씨는 스산하니 추웠고 뜨거운 국물은 냄새와 함께 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10여분 정차하는 동안 우리 몇몇은 컵라면 흡입에 성공하고 뭔가 뿌듯함으로 가득찬 배를 두드리며 용인자연농원으로 향했었다.

 

그때 그 맛

그 냄새가 내가 기억하는 라면의 기준이 되어 라면하면 그순간이 젤 먼저 떠올라 거침없이 라면을 먹게 만든다,

 

 

 

 

 

삼양컵라면이였지 싶은데...300원이였나 500원이였다

1984년 가을 어느날..경기도 어느 시골 휴게소에서 맛 본 그 컵라면의 이름과 가격조차 기억은 나지 않는데

질감과 국물의 뜨근함, 스프의 강렬한 냄새는 아주 뚜렸하다.

 

그 맛을 느끼고 싶어 가끔 컵라면 혹은 사발면을 사먹어볼라치면 입이 변한건지

라면이 변한건지 그 맛은 아니올시다다.

 

가끔 추운날 밖에서 덜덜 떨면서 사먹게 되면 비슷한 맛을 느끼면서 좋아라 하긴 하는데..

 

특히나 산속이나 산정상에서 먹는 컵라면의 맛은 과히 일품이다.

봉지커피믹스 만큼이나.

 

어쩐지 스산한 오늘도 라면이 급 땡기는데 우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