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책 냄새에 이끌려 무작정 다녀온 부산 헌책방 골목 /보수동 책방골목

하늘위땅 2012. 1. 13. 10:00

책 읽기에 미쳐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책 냄새에 빠져 지냈던 적이 있었다.

릴레이 책 읽기도 시도 해봤고,

하루종일 몇권의 책을 읽나 무모한 시돋도 했봤었다.


책 욕심은 누구 못지 않게 많아서 눈에 띄면 펼쳐서 읽고 보았던 그 사람은 어디로 갔는지.

맘은 종이책 좀 읽어야지 늘 바쁘지만 막상 책을 앞에 두면 한페이지 넘기기가 정말 어렵다

그리 되고 말았다.


어린시절 교과서 외 책을 따로 살 형편이 안되어 읽고 싶어도 볼 책이 없었다

학교 도서관이 있었던 시절도 아니였기에 가끔 티브이에서 보여주는 동화에 푹 빠져서 갈증을 달랬던 것 같다.

그러다 새로 이사간 동네에서 알게 된 조금 잘 사는 집 동생 친구네에서 본 전질 동화책에 눈이 핑핑 돌았었다.

가슴이 마구마구 두근거리며 설레서 하루 보내는 것이 넘 길었었다.

매일매일 무슨 핑계를 대고라도 그 집에 놀러가서 책을 읽는 것이 좋았었는데...


책! 책! 책!


여전히 서점에 가면 가슴은 설레는데 글자가 읽히지 않거나 재빨리 이해가 안되는 현상이 생겼다.

눈은 한곳에서만 머물고 맘은 다음 내용을 읽고 싶어하는데...


책 냄새에 빠지려면 헌책방에 가봐야 한다는 어떤 사람의 조언에 따라 부산 간 김에 보수동 책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내려와 토성동 지하철역에서 딱 한코스 자갈치 역에 내려서 국제시장을 지나 10여분 도보로

닿게 되는 보수동 책방 골목 시작이다.

책 냄새가 코끝에서 향수처럼 온 몸에 퍼졌다.


가슴이 벌렁거리는 것이 어떤 녀석을 만날지 아주 아주 궁금해졌다.






대청동 사거리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이 동상이 책방 골목을 알려주고 있네.





큰길따라 쭈욱 올라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른 이의 글을 통해 미리 접하긴 해서 낯설지는 않았지만 초행길이라 다소 더듬더듬 거리긴 했다.









드디어 골목 입구에 도착

한적하긴 했지만 오히려 그게 찬찬히 둘러볼 맘을 가진 나에겐 절호의 기회

아주 좋은 짧은 여행길이 되리라 싶었다.







오~ 가득 쌓인 책들좀 보소.

이미 아는 책

알지 못하는 책

처음 보는 책

읽지 못하는 책

읽고 싶은 책

다른나라 책

책.

책.

책.







골목길 하수구 뚜껑에도

작은 화단 에도 보수동 책방골목이라고 적혀 있다.





중간쯤에는 작은 찻집 서너군데가 있어 잠시 쉬어가면서 산 책을 읽을수도 있을 듯 

젊은 연인들 몇쌍이 이른 오후시간을 커피향속에 보내고 있구나

부럽다 그대들이여.



 


부러움에 발길이 무거워지려는 찰나 눈을 끈 책방이 있었으니..

아주 오래된 서점이다

붉은 벽돌이과 벽에 걸린 오래된 흑백사진이며 밖에 차곡차곡 쌓인 다른나라 글자와 빛바랜 종이가

나 오래 되었소 하는 듯.


한참을 머뭇거리며 앞에서 서성이니 책방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 한 분이 들어가서 구경을 하라 하였지만

당췌 읽을 수 없는 글자들이 적힌 책이라.. 

고맙습니다 인사만 하고 돌아서려는데  이런..


HOT 영상집이라니

빨간 책 표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팬이였다면 담박에 샀겠지만 그냥 구경만 했다.








다른 책방은 다소 오픈되어 쑥 들어가 구경을 해도 무방해 보여 한곳으로 들어갔다.

오~ 책냄새 작렬하고 눈은 반짝거고 가슴은 두근두근.


휘휘 둘러보는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 싶었는데 눈에 띄는 책이 '최불암 허무씨리즈' 

그리고 학교적 읽었던 '지성과 사랑'

참 고리타분한 내용이였던 기억이 떠올려졌다

지금 읽어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덥썩 집어 들었다.





'오싱' '링' '제2의성'...


오래전 읽었던 책들이 쏙쏙 눈에 들어온다.

점심을 먹고 있는 주인장은 아랑곳 없이 이곳저곳 막 돌아다니며 이책저책 아주 행복하게 뒤적이는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아~ 이런 만족감 행복함 잊고 있었다.






이렇게 책이 가득 쌓인 서고를 갖고 싶었던 꿈이 있었는데..

햇빛이 잘 들어오는 창 넓은 방에서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책 속에 빠지는 꿈...


정말 잊고 있었구나.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현빈의 집 거실에 있던 높은 책장과 많은 책

넓은 창과 따뜻한 햇빛 그리고 책속에 빠지는 나른함







헌책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신간도 이렇게 버젖이 자리를 차지하고 손길을 기다리누나...

죄다 읽은 책들이로다.






노래방이 생긴 뒤 본 기억이 없었던 노래책도 눈에 띄는 곳에서 시선을 잡아 끌었다.

노래책을 보며 노래 연습을 했던 때도 있었건만.


'흘러간 팝송 대백과' 

팝송 참 많이 불렀었는데.


헌책방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도다.





이리 이쁘게 단장을 한 책방도 두어군데 오래된 책방 골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다소 젊은 주인이 운영을 하는 듯 (살짝 기웃거려 본 결과)


헌책방 같은 느낌은 없으나 들어가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은 들게 하였다.


지체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더 머물고 싶었다.

책 냄새를 온 몸에 온 정신에 영혼에 잔뜩 묻히고도 모자라 바리바리 사 가지고 오기까지 했으니

이날의 짧은 여행은 성공한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