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높은 곳에 만들어진 잘 꾸며진 정원 같았던 바래봉 철쭉

하늘위땅 2012. 5. 20. 15:30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하던 지리산을 조금씩 조금씩 탐하기 시작했다.

조금 이른 봄 날 쉽게 성삼재까지 차로 올라 1시간여 땡볕 임도를 걸어 노고단을 다녀온 뒤

멀찍이서 바라본 천왕봉에 매료되어 꼭 저 꼭대기 오르리 오르리 맘은 열두번도 더 다짐을 하고 또 하고.


낮은 봉우리조차도 해발이 1000 미터가 넘어 생각만 해도 숨이 턱!

페이스북 '지리산국립공원' 님의 바래봉 철쭉 사진에 필이 확 꽂혀버렸다.

산꼭대기 꽃이라..

다른산에도 꽃은 피고 축제도 하고 

그럼에도 유독 지리산 자락의 산에가 눈이 가지는 이 묘한 감정은 뭘까?


20대초반 젊은 객기로 올라서 종주를 했던 이후 쳐다볼 기회도 생각할 기회조차도 없었기에 염두에 두지 않아

이젠 못갈거야  맘이 강해서 그랬나?

지리 언저리 둘레길을 돌고 걷고 이 봉우리 저 봉우리 조망만 하고선

하염없이 바라만 봐온 지리산..


노고단 이후 약간의 용기가 생겼다.

몸 컨디션도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맘 먹은 날 오르지 않으면 저 꽃들은 지고 말리라

꽃을 보고자 하는 목적보다는 지리산을 하나씩 올라보겠다하는 욕심이 더 앞섰기에 핑계삼이 좀 오르기 쉬운 바래봉으로 한달음에 갔다.





오르는 내내 철쭉이 핀 임도길 저 아래로 운봉읍이 보인다.




인월에서 운봉가서 시내버스를 1150원을 주고 탔다.

10여분쯤 걸렸나.

미리 조사한 바에 의해 종축장 앞에 내려달라 부탁을 했더니 정류장도 아닌데 세워주신 친절한 남원시내버스기사님 감사합니다.


종축장 앞

어디에도 바래봉 가는 표식은 없다

어느 님의 글을 따라 종축장 앞까지 걸었다.

정문은 굳게 닫혀 출입을 할 수 없다는 푯말만 지키고 있었고 좌우 아무리 둘러봐도 산쪽으로 올라갈 만한 길이 안보인다.

종축장 도로를 따라 올라서 산길로 진입을 하는건가?


할수 없이 운봉쪽으로 걸어가기로 하고 이른 아침임에도 뜨거운 태양을 옆에 두고 걸었다.




짐작컨대 바래봉으로 보이는 산을 기준삼아 올라갈 만한 길을 찾기 위해 갖 모내기를 끝낸 논길도 걷고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도 걸었다.

종축장 담벼락을 자처한 나무들을 멀리서 보니 아침 안개가 뜨거운 태양열에 하늘로 올라가고 있었다.


10여분 걸으니 산쪽으로 풍선에 달린 플랭카드가 보였다

뭔 글이 적혔는지는 모르겠으니 무슨 축제장에 가면 풍선을 날리니 아마도 그쪽으로 가면 철쭉제하는 그 공원이 나오리라 싶었다.


땡볕을 이른 시간이지만 걸으니 산에 오르기도 전에 땀벅벅이 되고 말았다


'아 콘디숑 난조인데 아직 산에도 안갔는데 이리 지치면 어카노...'


터벅터벅 걷는 걸음이 천근만근이다.


'괜히 왔나 몸이 좀 좋아지면 올 걸 그랬나 돌아갈까 그냥갈까'


이런 맘의 갈등이 괴롭다 싶을 즈음 허브밸리를 알리는 주차장요금표가 보이는 것이다.

허브밸리? 

여튼 그 곳을 지나 산으로 오르는 길 표식을 지도에서 본 기억을 떠올렀다

그러고도 한 10여분 허브밸리 넓은 주차장과 먹거리 장터 각종 허브 정원을 지났다


드디어 운지사로 가는 길과 바래봉 가는 길 안내표지가 보였다


온 몸은 어느새 땀으로 젖어버렸는데...


원래는 등산로를 따라 바래봉까지 오를 생각이였는데 길 안내에는 없더지라 무작정 바래봉 쪽으로 걸음을 옮겼더니

아뿔싸 !


이 길이 임도였구나 빙 둘러가는 잘 정돈(?) 된 그 길..


돌아가기엔 넘 많이 올라와 내처 그 임도를 걸었다.






등산로를 못찾고 오른 임도에서 돌아보니 종축장이 보였다.

원래는 저걸 가로질러 오는 것이였구나..


우리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다

남자사람 두명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걷고 있었다.





돌이 박힌 임도길 그 옆에 느까서야 활짝 핀 철쭉이 지루한 길을 가려주고 있었다.






커다란 바위 틈사이로 핀 철쭉이 어느집 정원인 듯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늘은 시원하고 바람은 아직 뽀족한데 햇빛은 한여름의 그것이였다.

배낭을 맨 등짝은 어느새 축축해졌다.





지루한 임도를 살짝 벗어난건가 싶어 올려다보니 아기자하게 이곳저곳에 철쭉이 잠시나마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일부러 심었나 꼭 손질한 마당같은데..'


바래봉 0.8 키로 ..


다왔구나 안도의 한숨이..




잠시 한숨을 돌리며 내려다본 운봉






남은 0.8키로도 땡볕을 걸어야했다

곳곳에 진 철쭉과 피고 있는 철쭉이 뒤섞여서 장관이라가 보다는 아기자기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먼저 바래봉부터 찍고 철쭉군락지 구경을 가기로 하고 바래봉쪽 왼쪽길로 접어 들었다

샘터를 지나니 산길 다운 느낌을 주는 길이 나왔다.


높은 산은 산인갑다.

뽀족한 나무들이 청량감을 주면서 주르륵 섰다.


높아서 그런가 바람이 굉장히 찼다.

벗었던 바람막이 잠바를 서둘러 껴입고 바래봉을 향했다.







민둥산 같은 바래봉이 보였다.

뒤에서 따라오던 아저씨가 먼저 앞으로 나섰다.

저 길을 올라가야 한댜...

250미터...


바람은 어찌나 쌩 부는지..




휘청이며 몸을 단디 가누면서 경사길을 올랐다.


그림자도 힘들어서 한숨을 다 쉰다.




지리산 조망하는 위치에 섰다

바람이 상당히 거칠게 내 몸을 위협했지만 튼튼한 두 다리로 잘 고정을 하고 저 멀리 천왕봉도 찾고

다녀온 노고단도 찾았다

(사진과 함께 설명이 잘 적혀있어 어딘지 찾기 쉬움)





바람을 견디며 드디어 바래봉 찍다!!

야호!!


해발 1165미터 바래봉..

너 생전 처음이다 그쟈

반갑다 바래봉아...


감개무량..





인증샷을 빠뜨리면 곤란하지.


새로산 노란 바람막이가 상당히 이쁘다.





바래봉 정상에서 이리지리 둘러보니


천왕봉, 노고단, 저멀리 팔랑치, 부운치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멀찍이 볼그스레한 곳이 철쭉 군락지 인 모양이다.


더워서 땀을 쫄쫄 흘렸는데 추워서 벌벌 떨면서 바래봉을 등뒤에 두고 내려왔다.

샘터에서 잠시 짭짤한 땀 흔적을 좀 씻어내고 볕에 앉았다.

깨끗한 공기가 잔기침을 나게 만들었다


더러운 것들 다 뱉어버리려 과하게 기침을 했더니 목이 쓰렸다

물 세모금 입안으로 밀어넣으니 찬 바래봉 약수물이 약이 되어 목구멍을 씻어 주는 듯했다.


철쭉 보러왔으니 구경하러 가야지..

팔랑치 쪽으로 길을 트니 바래봉을 지척에 두고 그쪽으로 방향을 트는 많은 사람들


"어허 이거 돋때기 시장이구나"





저 멀리 보이는 천왕봉이여!






완만한 곡선의 능선위를 덮은 철쭉이 연한 녹색잎을 쿠션삼아 잘 피었다.

폭신하니 뛰어가서 드러눕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앞에서 가는 많은 사람


뒤를 이어서 오는 많은 사람

평일임에도 산은 곧 사람들로 덮이지 않을까 싶었다.





볕이 좋으니 철쭉은 신이 났다.

사람들이 많이 봐 주니 더 신이 났다.






이 길따라 가면 부운치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지만 체력의 소진으로 딱 여기까지만.





아직 철쭉과 진달래, 창꽃을 구별 못한다

우리집에 핀 연상홍과도 구분을 못하는데 ...

철쭉이라나 철쭉인줄 아는거다.


우리가 따먹었는 그 창꽃은 또 뭐지?







높은 곳에 자라는 나무와 어우러진 철쭉

거친 느낌이 전혀 없는 완만한 능선길


좀 사는 집의 잘 꾸며진 정원 같은 느낌이다.






오~ 이쁘다..

저길로 곧장 가고 싶은 맘 간절하였으나...

정보검색은 팔랑치까지만 해 온 관계로 왔던 길로 다시 돌아서 ..






훈련소에서 사서 아들녀석이 보내준 석류 한봉도 마시면서 바래봉의 철쭉을 감상했다.

아들아 고맙다.

참 맛나네...기운이 불끈 난다.






이 언니는 왜 이렇게 앉아있을까 물어보고 싶었지만 나름의 방법으로 즐기는 것일지도 몰라서 그냥 통과..

저기 걸오오시는 80이 다 되신 어르신 두분 ..

이 높은 곳을 걸어서 올라오신 모양이다.


대단하시네 ...요 어르신..


울 신여사님은 다리가 아파 엄두도 못낼 길을 올라오신 두분 정말 멋지십니다.






임도를 따라 하산하는 길 저 아래로 보니 사람들이 구름같이 올라오고 있었다.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큰일나겠다 싶어 서둘렀는데 취재를 나왔던 방송차량이 보였다.


내려가면서 걸어오는 어르신들한테 내내 작살나게 깨졌다.


"아니 이런 썅...노무시끼들이 있나 다 늙은 어른들은 걸어오는데 너거는 머꼬!"


"산속에 차를 끌고 오는 몰상식이 어딨노"


"방송국에서 나온기가.."


다들 한마디씩 한다.


그러다 잠시 멈춤을 한 차 안을 보시더니 이내 수그러드시네


"안에 기계가 항그시 있네 무거버서 차 갖고 왔는가벼"


"그랑께네 촬영한다고 기계 들고 우찌 오긋노 이 먼데를 "


다들 용서하시는 분위기..ㅎ


내려가는 길 샛길(등산로)로 잡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리막 꼬불꼬불 나무숲길이였다

내려가는 길 만만치 않았다

발꼬락이 아파서 혼이 났다.


그 길의 끝에는 운지사가 있었다


그래 운지사쪽으로 길을 잡았어야 등산로를 타는 것이였네.





아뿔싸 지도에도 운지사쪽으로 가야 한다고 되어 있었네..


*자차나 관광버스를 이용해 오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는 잘 되어있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불편했다

운봉에서 내려서 바래봉까지 다녀왔다고는 하는데 운봉에 내리면 어디로 가야할지 물어보지 않으면

잠시 헤매게 되었있었다.


운봉읍 사무소앞 시외버스에서 하차시


1.남원에서 올 경우: 내린 자리에서 뒤돌아 왔던 길로 조금 걸어오면 마을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타고 쭉 직진하면

  허브밸리까지 가게 됨 아스팔트 도로를 타고 한참을 걸어 끝까지 가면 됨


2. 인월쪽에서 시외버스 하차시 : 길건너 마을쪽으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쭉 끝까지 걸어가면 바래봉 오르는 임도 입구 나옴

    (허브밸리까지)


3. 남원이나 인월에서 시내버스타고 오면 마을 중간길에 내려줌 이때는 산쪽으로 난 길을 따라 쭉 가면 허브랜드 나옴


4. 남원에서 택시 이용시 25.000원 가량 나온다고 함

5. 인월에서 택시 이용시 12,000원 나온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