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6월3일 군수학교에서 첫번째 일요일을 보낼 아들에게

하늘위땅 2012. 6. 3. 08:23


일요일 종교활동도 안간다고 했는데 뭘하며 휴일을 보내고 있니 아들?

엄마는 가게 문 열고 아침도 항거시 먹고 법륜 스님 책 좀 보다 문득 아들 생각에 편지를 쓰고 있다

무슨 매일 그리 할말이 많냐며 은근 아들바보라고 놀리는 사람들도 있다만

지새끼 생각하는 맘은 어느 엄마나 같지 않겠니?


너 주려고 많이 사서 두었던 떡갈비랑 비엔나 소세지를 구워서 아침을 먹었단다

니 생각이 많이 나더구나..

신도다리 할매가 담은 열무물김치도 아주 맛나게 잘 되서 그간 잃어버려던 입맛이 확 돌아와

아침은 과식을 한 것 같다. 뭐든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인데..ㅎ


요즘 법륜스님 책을 읽으며 많은 공부를 한단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나 자신을 관찰하는 방법

용서하기 미워하지 않기 욕심내지않기 등등 아주 많은 지혜들이 스님의 말씀에 있구나.


오지도 않을 내일을 걱정하기 보다

지금 현재에 충실하면 걱정은 기쁨으로 바뀌다는 스님 말씀처럼

이제 군생활 시작인데 제대후를 걱정하는 어느 청년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을 하시더구나

제대후는 그때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다 지금 시작하는 군생활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라고

그날그날 군에서 할 일을 그 일이 전부인양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 되지 미리 미래를 걱정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셨다.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모르면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 맘껏 해보고 그러다 보면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찾을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얼마나 맘 편하냐 다양한 경험을 해 볼수 있으니

한가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못하게 되면 그 실망감에 괴롭겠지만 

딱히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없다고 괴롭거나 실망하지 않을테니 

자유롭게 경험을 할 수 있으니 더 좋지 않냐고도 말씀 하셨다


석이도 아직 다가오지 않은 시간을 미리 당겨 걱정하지 말고

어느곳에 자대 배치를 받던 그 곳에서 너의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누구보다 열심히 그 일이 니 인생의 전부인양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다소 축쳐진 너의 목소리에 엄마맘이 조금 흔들렸는데

너의 걱정은 이제 하지 않으련다

니 인생 니가 살아내지 않으면 누가 살아내겠니

기대려는 맘이 강해지면 아무것도 해낼수가 없을것이다.

21살 너도 성년이니라.


해서는 안될 짓만 하지 않는다면

맘껏 경험을 해보거라.

그래서 군대생활도 너에게 내려진 색다른 선물상자라고 생각하고

즐겁게 기쁘게 호기심에 가득찬 맘으로 해내렴..


생각하기를 조금 바꾸면 정말 재미있는 곳이 되지 않겠니?

엄마는 엄마자리에서 열심히 즐겁게 지내고 있을테니..




카네이션브로치를 달아주는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