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6월4일 조금 늦은 편지

하늘위땅 2012. 6. 4. 19:47

민석아~~~
오늘 엄마는 지리산 유평계곡에 다녀왔단다


새벽같이 일어나 진주행 첫버스를 타고 대원사 버스로 갈아 타고 갔단다
날씨가 엄청 더울거라는 일기예보를 듣고 일찍 출발했다


초록이 한층 짙어진 지리산 계곡의 기운찬 물 소리가 시원하더라.
평일이라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계곡길을 걷노라니 아주 아주 좋더라.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내 발자국소리 그리고 간간히 오고가는 차소리.

 

잘 포장된 길을 4시간 가까이 걸었더니 산길 걷는 것보다 더한 피로감이 확 몰려와서
아주 힘들었다.
산길을 걷는게 낫지.


아주 깊고 높은 골짝까지 사람들이 들어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고
계곡의 커다란 바위를 보면서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지리산이 참으로 넓고 깊구나..새삼 느꼈다.

 

산행을 할 체력은 안되니 언저리 길에서 깔짝이면서 기회를 엿보는거지.

 

편한 길이였어도 땀 엄청 흘렸다.
내려오는 길엔 발도 물에 담그고 얼굴도 씻고 그랬단다


일찍 올라갔더니 내려올때는 그때서야 올라가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전날이나 그전날 지리산에 올랐다 내려오는 사람들이 꽤나 많아서
엄청 부러웠다.


젊은이들은 1박2일 2박3일을 산에서 보내고 가는 경우가 많거던
정말 부러워서 눈물이 날 뻔 했지

 

니가 체력단련을 열심히 해서 엄마랑 같이 지리산에 올라가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램을 가졌다
니가 거부하겠지만..아흐


2년동안 열심 체력을 키워서 우리 같이 천왕봉에 올라보자구나 아들아.

 

좀 서둘러 내려온 이유는 하늘이 갑자기 어두컴컴해져서 발에 모터를 단 것처럼 걸었다
깊은 산속에서 날씨 변화는 무섭잖아.

 

오늘 교육은 어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