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지리산 뱀사골 계곡 갔다 깜짝 놀란 사연은.

하늘위땅 2012. 6. 16. 13:26

한국가구박물관 갔다 아이패드 메뉴판 체험을 하러 계획했다가

가구박물관 튕기고 에라이 지리산에나 가자고 나섰다

일기예보를 보니 구름만 잔뜩 비는 없었다.

가볍게 배낭을 꾸려서 미리미리 준비하고 계획했던 뱀사골로 고!

화개재까지 찍고 8시간 예상으로 걷고 오기로 했었다.


와운마을 천년송도 보고

아주 희희낙락 즐거웠다 오여사


구름이 잔뜩 몰려와도 비는 안올것이다 철썩같이 믿고

그냥 깊은 골짝으로 걷고 또 걷고

완만하지만 돌 너럭길이 다소 힘이 들었지만 이쯤이야

식은 죽 먹기보다는 조금 어려웠지만 심플한 코스에 넣어주마


계곡을 건너는 다리가 1,2,3,4 번째까지 

빗방울 하나 뚝 머리로 떨어진다.

'어맛!'


그래도 비는 심하게 오지 않겠지

씩씩하게 걷는다

하늘도 보이지 않는 숲

좁은 계곡의 바위는 위협적이고 물소리는 어찌나 크게 들리는지..

바스락 다람쥐 지나가는 소리까지 민감하게 들린다.


'곰출현주의' 완전 그림 험악해 오그라들었는데

5키로 지점 찍는 순간

하늘도 보이는 않는 숲으로 비가 우드득 들어왔다


'이크 클났다'


빠른 걸음으로 계곡 오르기 중단

하산길로..


먼저 앞서간 팀들은 흔적도 없다 언제 내려갔을까?

머리 기르고 수염 길게 늘어뜨린 남자가 뒤에 붙어 내려왔다

완전깜놀 기척도 없었는데..


'이거 구신이가 사람이가'


발자국 소리도 없다

절대 앞으로 나서지 않고 묵묵히 뒤에서 따라 내려오는 발소리 안들리는 수염긴 아저씨


'도대체 뭥미 완전 무셔'


미끄러지지 않게 힘을 잔뜩 주고 걸었더니 어찌나 힘들던지

원빈 등산화였기 망정이지 안그럼 삐끄덕 미끄덩 장난아니였을 것인데 역시 원빈등산화 쵝오 ....케이투 아웃도어 (K2 OUTDOOR)


4, 3,2,1 다리를 건너 뛰다시피 와운마을 초입 포장길에 진입성공

길게 큰숨을 쉬고 다시 걸었다

발자국 소리도 없이 수염 긴 그 아저씨 또 뒤에서 따라온다

감히 돌아보지도 못하고 그냥 우산 펴 들고 발통을 단 것처럼

걷기만했다.

석실을 지나고 탐방안내소까지 단숨에..

비도 피할겸 탐방안내소 전시관으로 쑥..

발자국소리 없는 그 수염 긴 아저씨 안따라온 듯


볼일도 보고 커피도 한잔 타 마시고 전시관도 둘러보고

인월가는 버스시간에 얼추 맞춰 반선정류장으로 향했다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먹구름을 지리산을 감싸 보이지도 않고

버스 올 시간은 남았고

빈 시간 법륜스님 책속에 빠졌는데


"쿠키하나 드릴까요?"


오맛! 그 발자국소리 없는 긴 수염 아저씨닷


'운제 왔지 깜딱이야'


"아뇨 괜찮습니다"


진짜 놀랬다.

도대체 발자국소리도 없이 어찌 걷는거야..

버스 올때까지 책 읽는 척 고개숙이고 있는 것 정말 힘들었다.

인월까지도 동행 ..

그 아저씨는 동서울버스로

난 진주버스로...

휴 사람이였구나..


뱀사골계속 아주 멋지고 걷기 좋았고

숲도 깊고 곰 출현에도 주의하면서 걸어야했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계곡이 아니여서 넘 좋았다

준비만 단단히 했더라면 뱀사골산장까지라도 갔을텐데

아쉬움이 엄청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