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넉살이 붙은 아들 목소리
다소 안심이 되면서도 조마조마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들이 안정이 될 때까지 다른 일도 손에 안잡히고 생각도 안들더니
이젠 딴 생각도 조금씩 하게 되었다.
당분간 막둥이 생활을 혼자서 해 내야 하는 모양이지만
"내 잘하고 있다 넘 걱정 마라"
선임들이 엄마 걱정 하지 않게 말 잘해라 교육이라도 시킨 모양이다.
"그래 우짜긋노 니가 잘하는 수 밖에 없다"
엄마 블로그에 와서 댓글도 남긴 걸 보니 숨 쉴 구멍을 찾긴 한 모양이다.
군화모 카페에 드가보니 아들이 못된 선임 때문에 아주 골탕을 먹고 있는데
꼭 복수를 해주겠다 다짐을 하는 어는 어머니를 보았다
복수라..
<아들이 알아서 하도록 시간을 주세요
그곳도 사회인데 밖에서 넘 많이 간섭을 하면 아들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라고 댓글을 달아줬지만 만약 울 아들을 나쁘게 괴롭히는 선임이 있다면
나도
"나쁜 시키 내가 가만 안둔다"
이러지 않았을까 싶어 한편으론 이해가 되기도 했다.
그나마 통제를 할 수 있는 라인이 많은 군대 생활에서 조차 적응을 못한다면
진짜 사회에 나오면 어쩔까 싶은 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들에게 쓰는 편지에도 잘 헤쳐나와라는 내용을 자주 썼다.
아들이 지겨워할지라도 독립을 시켜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서
지 스스로 해결하기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리산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데 블로그 글을 자주 읽는다는 고향분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과 동문에다 우리 고향집 근처도 잘 안다면 아주 반가워하셨다
어찌 전화를 하셨나 싶었는데 아들이 이기자 부대에 배치를 받고 복무중이라는 내용에
한달음에 전화를 하게 되었단다.
그 분의 아들이 같은 사단 다른 연대에 장교로 근무 중이라며 아주 신기해 하셨다
연결이 되도 이리 가까운 끈으로 연결이 되다니..
놀라면서 마음 한편으로
'근처 연대인데 울 아들 한번 딜다 봐 주시면 안될까요?'
라는 말이 맘 속에서 맴맴 돌았다
군화모들이 부대로 하도 전화를 해대서 초임 장교들이 아주 식겁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나마저 그 대열에 합류하는 건 영 체질에도 안맞고
치마바람 같은 것을 해 본적도 없는지라 전화 걸 용기마저도 없어서
전화를 걸어보겠다는 생각조차 해 보지 않았는데..
맘 한구석탱이에서 아들 당부를 다른 연대 장교에게 부탁하고 픈 일렁임이 있었다는 것이 창피하기만 했다.
결국 그런 말은 꺼내보지도 못했지만 안하길 잘했다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독립을 시키려면 확실하게!
그곳도 사람사는 곳
잘 지낼것이다로 마무리..
긴 통화끝에 주변 사람들만 날 보고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디서 어떤 인연으로 만나게 될 지 모르는 것인 인간관계가 아닐까 싶었다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인연 줄.
단디 조심해서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 싶다.
아들 면회가는 날짜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저무는 해를 보면서 국방부 시계는 멈춤이 없다라고 혼자 되뇌였다.
*그런 부탁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약하게 아들 키운 부끄러움이 쓰나미처럼 밀려왔기 때문이였다
못난 엄마의 창피함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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