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추억속 노래 그리고 잘생긴 오빠 희망레코드

하늘위땅 2012. 11. 14. 09:48

별다른 사춘기 없이 지났던 내 10대라고만 알고 있었다.

아니 그랬다고 믿었다.

누군 좋아한다고 느낀적도 없고 표현해 본 적고 없으며 그것때문에 아파본 적도 없었고 반항을 하거나

가출을 하거나 뭐 어쩌고 저쩌고 한 기억이 없는 걸 보면 그냥 무난히 넘겼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아~ 그것이 사춘기 아니였을까 싶은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그래 그것들이 죄다 사춘기를 넘겼던 징표였어

나도 사춘기 있었다고..


절벽가슴에 콤플렉스를 느끼는 여자마냥 사춘기 없었다는 것이 내나름 뭔가 꿀리는 구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그 순간들이 다 사춘기였던 모양이다.


고등학교적

학교 가는 길에 작은 레코드가게가 하나 있었다.

그리 번화한 곳에 있지도 않았고 점방이 눈에 띄게 어떤 치장을 하지도 않았기에 그냥 모르고 지나다녔다.

우연히 테이프 사러 들렀다 유난히 붙임성 좋은 언니랑 말이 통해 알게모르게 단골이 되었다.

그러다 언니의 동생이 가끔 가게를 지키며 아주 잘생긴 남자라는 사실은 골수 단골이 되게 만들었다.


키도 커 얼굴도 잘 생겨 웃으면 그냥 따스한 기운이 넘치는 것 같은 그 오빠때문에 인근 학교 여학생들 가슴 앓이 많이했었단다.

내겐 남자라는 의미보다 그냥 내 친오빠였음 좋겠다는 맘이 더 컸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게 아니였을까?


바람이 스산하게 불던 가을날

아무것도 하기 싫었던 초겨울 어느날

국제주유소 근처의 그 레코드가게엔 난로가 따뜻했다.


'희망레코드'


집에 가던 길 잠시 멈추고 작은 점방에 들어가 희숙언니랑 잡담을 나누다 오빠가 부르는 노랠 듣고 만것이다.

기타를 치며 부르는 노래..

문밖은 가을이 가고 겨울이 막 고개를 내밀려 날카로운 바람은 이리저리 보내고 있었고

작은 레코드가게 안은 훈훈한 난로 때문에 따뜻했고 그 오빠의 노래소리는 아주 달달했다.


엘튼존의 노래였지 아마.


그런데 그때 내가 그 레코드 가게엘 자주 간 것이 정말 오빠때문이였을까?

그럼 내가 좋아했던거야?




아~ 나도 누군가를 좋아했었구나.


그 오빠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추억을 현실로 만들면 백이면 백 다 실망을 한다는데 가끔은 궁금하다

그 오빠 그 언니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