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마 제대했어요

진짜 사나이 보면서 아들 생각했다.

하늘위땅 2013. 4. 15. 14:25


진짜사나이..


MBC 일밤의 한코너로 스타들이 군대에 가서 장병들과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 프로그램이라고 선전을 해대서 군인 아들을 둔 에미로

각 잡고 보았더란다. 푸른거탑과는 다른 관찰카메라 24시 같은 신개념 관찰예능이라고 했다.


김수로, 서경석, 류수영, 샘, 손진영, 미르

6명의 연예인들 실제 군대에서 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여준단다.

아들 군대 생활은 과연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나 아주 굼금했다.


본방사수는 못하고 시간 틈틈이 재방보기를 했다.

아들이 들어갔던 논산훈련소로 6명의 연예인들이 모였다.


눈에 익은 훈련소 주변 모습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 그냥 입으로 가져가서 먹던 그 소고기전골을 김수로가 먹더라

밥을 먹고도 시간이 남아 서성거리며 밖에서 맴돌았었는데.








가족곁에 넓은 운동장을 보면서 아들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난 이때 무슨 생각을 했었지?


딱히 어떤 감정이였다는 기억은 없는데 아들만큼 무섭고 두려웠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가슴이 두근두근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커서 입안이 바짝 말랐다는거.

고생할 아들 생각하니 맘이 넘 아파서 짠했다는 거.

표정없는 아들 얼굴을 보니 얼마나 무섭겠노 싶으니 참 뭐라 할말이 없었다는 거.






평소에 잡지도 않던 손을 꼭 잡고 서 있다 아들이 연변장으로 들어가야할 시간 부들부들 떨렸다는 것.

주변에서 훌쩍이는 소리에 차마 눈물은 흘리지 못하고 입 꽉 다물고 아들 손을 꽉 쥐었다는 거.

생전 처음 가족들과 떨어져 어떤 곳인지도 모를 곳으로 가는 아들이 안스럽고 미안하고 그랬다는 거.


내 어깨를 톡톡치며 억지로 괜찮다는 표정을 짓고 먼저 뛰어 나가면서 휙 뒤돌아보던 아들의 눈길이 넘 안돼보였지.


그렇게 아들들을 훈련소에 남겨두고 돌아오는 발걸음은 천근만근

가지 않을수도 갈 수도 없는 발걸음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었다는 거.





이렇게 입고 온 옷과 물건들을 박스에 넣어 집으로 보냈었구나.

저렇게 작은 글씨로 깨알같이 써서 두려움을 같이 넣어 보내려했었구나.

군화, 생활화, 슬리퍼 저렇게 나왔구나.

양말이며 속옷, 군복에 모자까지..

덩치가 유난히 컸던 울 아들은 한번에 딱 맞춰 입었을까?

모자는 딱 맞았을까?

신발끈은 잘 묶었을까?

어벙벙 헤매고 혼나지는 않았을까?


지금은 걱정도 안되는 상병인데 새삼 그때로 같이 돌아가 가슴이 꽤나 울컥했다.


울 아들도 저랬구나.

얼마나 무서웠을꼬.

집에 옷 보내면서 또 얼마나 내일이 두려웠을꼬.


군대는 혼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도와 함께 잘해내는 법을 배우는 곳이라는

분대장의 말이 가슴이 와 닿더라구

독자로 자라 지 혼자만 아는 아들에게는 좀 고마운 곳이 될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벌써 다음편이 가다려지는 '진짜 사나이' 중간에 짤리지 않으면 좋겠다.

아들 제대할 때 까지 계속 하면 얼마나 좋겠노.


나름 빡쎈 '백마' 부대로 배치를 간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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