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가을 여행 떠나다 -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

하늘위땅 2013. 9. 27. 15:39




진짜 오랜만에 혼자만의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런저런 일과 차일피일 뒤로 미루고 날씨 탓을 해대며 선뜻 혼자 나서는 길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저녁에 야구 경기가 있음에요 대충 시간을 짐작하여 경기는 볼 수 있을 거리를 선택합니다. 지리산 깊은 곳으로 가려다 지난 봄 걷다가 더워서 죽을 뻔 했던 지리산 길 다음 코스 일부를 슬렁슬렁 걸어 볼까 하고 나섰습니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무거워 꼭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날이였습니다.


고갱전을 보러 가려다 일찍 일어날 자신도 없고 귀가 시간도 너무 늦어질 것 같아 선택한 하동쪽 지리산 길.

과연 오늘의 여행은 어떨지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아쉽기는 하네요 또 언제 고갱전을 볼 수 있을지 가늠을 할 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날씨 잔뜩 흐림 비 소식도 있었던 날입니다

하동행 마산역 출발 7시51분 기차를 탑니다.




평일 이른 아침 기차를 타려고 플랫홈에 선 사람들이 꽤 됩니다. 

하동까지 가는 방법으로 기차가 수월합니다. 버스는 진주에 갔다가 하동으로 가야합니다. 차비도 기차가 쌉니다.시간도 덜 듭니다. 여행가는 사람들 제법 되는 모양입니다. 알록달록 옷차림이 한눈에 딱 알겠습니다.






조불다 보니 북천역에 도착을 하니 사람들이 웅성웅성 밖을 내다보기 바쁩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창으로 내다보니 옴마야 코스모스며 메밀꽃이 아주 이쁘게 피었네요. 가을을 한껏 끌어다 놓은 것 같습니다.


9시15분경 하동역에 도착을 하니 이곳에도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화사하게 가을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빗방울 하나 머리르 뚝 칩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무겁습니다. 과연 오늘의 여행이 무난하게 끝이 날지..


도보로 10여분 거리의 하동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늘 살짝 걸어보기로 한 축지리 대축마을행 버스를 물었습니다.

여전히 불친절한 하동터미널 사람들이네요. 물어보는 것이 섬뜩할 정도입니다.

대충 눈치로 대축마을로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10시 출발 버스도 있고 10시10분 버스도 있습니다.

매표원아줌마는 10차를 타라고 했는데 10분차를 탔습니다. 기사님께 다시 한번 확인을 하니 10분 버스도 대축마을로 간다고 무뚝뚝하게 대답을 해 줍니다. 혹여 다시 10시 출발 차로 가 묻습니다. 그 기사님도 심드렁하게 


"저 앞차 타소"


"왜요?"


"이건 둘러가요!"


더 이상 묻지 못하고 10시 10분 차에 오릅니다.

올바른 차를 탄 건지 불안불안합니다. 다행히 차가 출발하니 낯익은 곳을 지나네요.

9시30분경 대축마을 정류장에 무뚝뚝한 하동버스는 한 사람을 내려 놓고 휑하니 가버립니다.


빗방울 조금 더 많이 떨어져 우산을 펴 들고 저 멀리 하늘이 맑아져 오는 것을 확인하고 계획하고 왔던 길로 걷습니다. 바람도 심하게 붑니다. 우산이 휘청휘청. 춥습니다.






저 멀리 형제봉에 걸린 구름이 바람에 밀려 가고 있습니다. 시원하니 걸을만 하겠다 싶습니다.

너른 악양 들판은 어느새 황금빛으로 변하고 있네요.

올까말까 망설였던 맘은 어디로 갔는데 어느새 구름위에 떴다가 황금들녁에 올랐다 야단법석입니다.






대축마을은 대봉감을 많이 하는 모양입니다. 가로수도 대봉감입니다. 감의 끄티가 뽈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악양 너른 들을 거침없이 가로질러 최참판댁으로 향합니다.


최참판댁을 보고 고소산성까지 올랐다 올 계획입니다.





입장료 천원을  받습니다.

토지 촬영 세트장에선 드라마 촬영중이네요. 부산 MBC에서 만드는 드라마인가 봅니다.



테레비젼에서 보던 최참판댁을 드디어 둘러보게 됩니다.







옆문쪽으로 입장을 하니 눈에 띄는 추억 돋는 물건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원래 사람이 살았던 집이 아니라 드라마 '토지'를 촬영하기 위해 지은 세트장이라고는 하는데 사람이 사는 집 같습니다.





구름이 걷히니 슬 덥습니다. 땀이 이마에 슬쩍 내려옵니다.

좀 쉬어가야 합니다. 덥습니다.





기억이 가물하지만 드라마 토지 생각이 나네요


땀을 식히느라 살짝 숨어 앉으니 별당 작은 연못의 비단 잉어들이 아주 시끄럽습니다. 위로 폴짝폴짝 뛰기까지 하네요.사람이 들어온 줄 아는 걸까요? 과자라도 달라는 항의일까요. 바람속에 잉어 펄떡이는 소리가 별당을 가득 채웁니다.






사부작 걸어서 아주 자주 테레비에서 보게 되는 사랑채를 둘러봅니다.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방안에 사람이 떠억!

훈장님 아니 최참판이시네요. 깜짝 놀랐지만 태연한 척 둘러봅니다.


드라마속 그 장면들을 억지로 떠올려봅니다.





최참판은 무슨 책을 읽고 계실까요?






솟을 대문으로 보이는 악양들이 잠깐 발을 멈추게 합니다.




저 멀리 부부송도 보이고  동정호도 보입니다. 정말 멋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부부송과 섬진강을 같이 봅니다.

최참판댁 대문 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문안으로 중문채가 보이네요






사랑채 옆에는 가을이 먼저 내려와 앉았네요

책 읽고 계신 최참판은 알고 계실까요?






사랑채 뒤로 돌아오니 열린 문으로  악양들이 보이려나...






별당을 넘겨다 보는 작은 감도 빨갛게 익어가는 가을입니다.






별당 중간마루에 열린 문으로 다가오는 가을을 느낄수 있습니다.





깊어져 가는 가을 하늘 아래 최참판댁은 부산합니다. 유치원생들이 선생님 따라 정신없이 뛰다니고 드라마 촬영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시키느라 정신을 못차립니다. 잠시 쉬어가려던 생각은 그냥 싹 접어야 했습니다.








코스모스 활짝 해바라기하고 있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은 맑고 깊은 색을 내며 뽐내고 있습니다.

빨간 코스모스 파란 하늘 흰구름 딱 그대로 가을입니다.


최참판댁을 둘러보고 문학관과 주변 촬영세트장을 빙 둘러보고 근처 한산사로 가던지 고소산성을 둘러보는 코스를 잡으면 반나절 가을 여행을 즐길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소산성으로 오르기 위해 조금 빠른 걸음을 재촉합니다.

맘은 야구경기 시간에 가 있는 모양입니다.





어슬렁 주변 마을을 걸어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오래된 추억속을 걷는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