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야금야금 제주여행

아름다운 해안풍경이 질리지 않는 곳 섭지코지

하늘위땅 2013. 11. 28. 13:00




제주도 동쪽 해안에 튀어나온 섭지코지는 봄이면 노란 유채꽃이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아름답운 해안풍경을 연출하지요. 겨울을 앞에 둔 섭지코지는 어떤 풍경일까 내심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이 곳에서 3일간 지낼 기회가 왔습니다. 휘닉스 아일랜드가 품고 있는 섭지코지를 매일 안마당 같이 둘러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저절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도착하자 마자 짐을 내팽개치고 동생들과 섭지코지 산책에 나섭니다.

바람이 상당히 세게 불었는데 하늘을 보니 그 센 바람을 따라 진한 먹구름이 비까지 몰고 이리저리 다닙니다.

단단히 채비를 하고 나섰는데 감당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어 닥치는 바람이 야속한 순간 저 멀리 성산일출봉 앞에서 무지개가 방긋방긋 웃으며 떴네요.


"야 무지개 바라"


"어데 아이코 좋다"


"우리 온 줄 알고 조래 반겨주나"


"그런갑다"











걸어온 뒤를 돌아보니 우리가 묵을 휘닉스아일랜드가 단단하게 서 있는데 구름은 커녕 해가 반짝반짝 약을 올리고 있네요.





다시 고개를 돌리니 시커먼 구름이 바람에 밀려 갔는지 흰구름이 파란 가을하늘에 그림처럼 흘러가네요

올인에 나왔던 교회 지붕이 보입니다.






태풍같은 바람에 날려갈 판입니다.

여행 첫 날의 들뜸은 거센 바람도 좋습니다.





이리저리 둘러봐도 죄다 그림입니다.

어느 한곳 그림이 아닌 곳이 없습니다.




섭지는 협지(狹地), 좁은 땅이고 코지는 뾰족한 곶, 즉 드나드는 좁은 길목의 땅 끝이라는 뜻입니다.

제주도에 있는 360여 개의 기생화산 중 하나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에 돌출되어있는 높이29m의 기생화산으로 본래는 섬이었으나, 육계사주로 인해 본토와 연결된 육계도라고 합니다. 섭지코지의 해안은 다른 제주의 해안과는 달리 붉은 화산재(송이)로 이루어져 있다.


넓고 평평한 코지 언덕 위에는 옛날 봉화를 지피던 협자연대라는 네모지게 돌로 만든 봉수대가 세워져 있는데 높이 약 4m, 가로 세로 9m의 정방형으로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연대는 조선 초에 세워진 비상통신망으로 사용했던 봉수(烽:횃불, 燧:연기)의 일종으로 통신과 함께 국경의 초소나 수비대의 역할도 겸하였답니다.


절벽 아래로 보이는 촛대 모양으로 삐죽 솟은 바위는 동해 용왕의 아들이 하늘나라 선녀에 대한 슬픈 짝사랑의 전설이 담긴 높이 30m, 둘레 15m의 선돌로 선녀바위라고도 합니다.


섭지코지는 영화「연풍연가」,「단적비연수」의 배경이 되었고 드라마「올인」의 세트장으로 지어진 성당과 살림집인 올인하우스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서 그런지 중국관광객들이 너무너무 많았다는 거.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글라스 하우스

거친 바람이 불어 대는 섭지코지에 섰으니 아주 단단하겠지요.

이 글라스하우스는 우리 전통 건축물을 본따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곳은 어딜까요?


성산일출봉 너머엔 잔뜩 흐린 구름이 깔리네요





맑은 하늘인데 빗방울이 날려옵니다.

하늘을 보니 비구름이 위로 지나가는 모양입니다.

우산도 펼치지 못하고 그냥 내리는 비를 맞고 맙니다.


쿨럭!


보이는 것 죄다 명화인데 눈을 돌릴수가 없습니다.







저 멀리 뭔가 건물이 열심히 올라가고 있네요

아름다운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환경이 훼손되는 건 아닐까요?







뒤로 돌아보니 입장을 할 수 없는 지니어스로사이가 낮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자연과의 교감 신비로운 명상공간이라는 곳입니다.

남들의 글로는 이미 몇번은 들어가 본 곳인데 안타깝게도 주말에만 개방을 한다고 하니 앞에서 빙빙돌며 보기만 했습니다.


섭지코지의 배꼽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지니어스로사이는 안도 타다오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으나 자연스럽게 어울리고 싶어하는 건축물 같기는 한데 아쉽기는 하네요.










한바탕 빗줄기가 지난 간 뒤 하늘은 더 없이 이쁜 색으로 눈을 홀립니다.

바람은 여전히 온 힘을 다해 섭지코지를 휘돌고 있습니다.






돌담, 하늘, 바람 그리고 사람.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이런 풍경들을 담아 두기 위해 만들어진 건축이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협자연대 올인성당 지니어스로사이

가을 하늘 아래 간간히 빗줄기

강한 바람

이것이 제주입니다.







없어진 무지개가 비구름이 몰려오니 다시 생겼습니다.

시작과 끝이 보이는 무지개는 오랜만에 보니 입을 쩍 벌리고 바라봅니다.





이쪽은 맑은 데 저쪽은 비가 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무지개는 더 진하게 생겼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병산서원을 본 뒤 만들었다는 글라스하우스는 배를 타고 봐야 그 느낌을

제대로 느낄수 있다고 합니다.


히딱 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글라스하우스

딱 이자리에 서니 바람도 없고 아주 따뜻했답니다.


바다쪽 하늘은 꾸무리꾸무리 짙은 구름이 자리를 잡고 움직이질 않습니다.

바람에 머리스탈은 완전 구겨지고 말았지만 차갑지 않아서 견딜수가 있었답니다.


"완전 내 스탈이야"


"하지만 살라고 하면 몬살긋다 일케 바람이 불어서야 ㅋㅋ"


"그체 그냥 가끔 들러보는 곳으로는 좋겠다"


제주에 정착을 꿈꾸던 그 맘이 살짝 돌아 앉고 있습니다.

바람이..바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