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겨울 남해 바래길에서

하늘위땅 2013. 12. 24. 11:00



제주에서 일주일의 여파는 길고 깊었다.


바람부는 바다에 가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을 걸 보면.

자기 전이면 꼭 남해 그 바다를 눈꺼풀 안쪽에 붙이고

한참을 눈알을 굴리다 잠이 들곤 했었다.


그러던 참에 문찬일 선생님 월요걷기 일정이 모두 끝이 나므로

마지막 걷기를 함께 하시자는 알림에 모든 일 제치고 버스에 올랐다


여전한 그 모습으로 내내 기다리고 있었나 


그 바다

그 산

그 냄새


단단히 채비를 해서 나선 길이였지만 

떨리는 맘, 더 떨리는 몸

칼날같이 날카롭게 파고드는 겨울 바다바람이 미웠다


그래도 좋았던 그 길

남해바래길.





남해 일주 걷기를 올 한해 마치겠다는 계획을 이루신 문찬일 선생님 존경하지 않을수 없다.
그 첫 길을 함께 하진 못했었고 두번째 걷기에 동참을 하여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아름다운 사촌마을을 출발해서
다랭이 마을까지 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느새 남해를 한바퀴 다 도셨구나'

그 열정, 그 추진력 꾸준함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어 동참했던 길이다.
2013년 12월 23일 월요일 1시30분 미담한정식 앞에서 낯선 몇분의 길동무와 함께 .



서상항의 바다와 하늘은 똑같다?





단디 오다싸고 출발하는 길동무들.






잘게 부서지는 햇살이 부서진 뗏목배위에도 부서지는 날.





비릿한 내음은 바로 이것이였나봐


"멸치도 말려예"


"그럼예"


직접 잡아서 말린 멸치가 필요하다면 전화를 하라고 하신다.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서 굽은 길 가세요.

동행한 수광암 함덕스님은 산티아고길을 42일동안 걷고 오셨다고 했다.

제주올레도 자전거로 걷고 오셨단다. 걸음이 아주 힘차고 기운이 넘치셨다.

길동무가 되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좋은 이야기 많이 나눴다

그 길위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어 출렁출렁 일렁리는 바다 위태하게 버티고 선 겨울 볕 따스하다.






마른 나무와 풀들의 노래도 흘러 바다로 스미는 겨울 바래길.








그 아름다운 곳은 이쁘게 지어진 집들의 차지인가?


"풍경 좋은 곳은 죄다 펜션이에요"


"그렇지요 남해에서 정책적으로 사업을 했던 것이에요"





방풍림사이로 거칠게 내달리는 바람이 소리를 내었다.





포장길을 버리고 없는 길을 만들어 바다를 가깝게 옆에 두고 바위를 탔다.

혼자라면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짓을 같이 해 줄 길동무들이 있어 가능했다.





"저쪽으로 해가 넘어가나?"


방향감각이 없다

생각했던 방향이 아닌데 해가 스러지고 있었다.





여기는 한반도 바래길





정해진 길이 아닌 길

만들어 오다 보니 힐튼으로 들어오게 된 모양이다.


자연스럽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풍경에 절루 감탄을 뱉었다.





하늘빛이 바다에 내린 날

바다에 뜬 배 하늘에 뜬 배 






남해 힐튼 에서 만들어 둔  바다 산책길의 한부분인가 바다로 난 이것은?





거침없이 힐튼리조트를 질러 나아가시는 스님

뒤따라 가느라 용을 썼다.





이곳은 힐튼 골프장 안

우리는 거침없이 골프장안으로 진입을 했고 생각지도 못한 풍경에 그냥 내처 걸었을 뿐.





힐튼 리조트 골프장 클라우드하우스에서 따뜻한 어묵국물로 차가운 뽈때기와 손을 데피고 속을 달랬다

담당여직원 싫다 않고 우리 일행을 잠시 머물게 해줬다.

서비스 마인드가 최고였다.





이 길을 끝으로 리조트 골프장을 벗어나 방파제로 나아갔다.





억새와 바다 그리고 남해







방파제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길동무들.





평산마을 언덕에 걸린 드러눕기 일보직전의 해가 만든 그늘이 금방 저녁이 되는 줄 알았는데 .





위로 난 찻길에서 보면 보이지 않는 그림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남해바래길을 다시 걸었다.






해가 진 것은 아닌데 작은 언덕에 가려져 해가 지는 것 같은 착각을 주었다.


"해가 벌써 진거라예?"


"아직 해 질려면 멀었어예 낮은 곳이라 그래보여예"


이 시간 이 곳에 있지 않았더라면 보지 못했을 그림을 또 눈에 담는다.





평산항, 평산마을은 이른 저녁을 맞고 있었다.

바람이 더 찹게 달겨들었다.





일시무시일

일종무종일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