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오랜 기억속의 첫사랑처럼 설레는 3월 비 맞으며 걸었던 남해 바래길

하늘위땅 2014. 3. 1. 22:18


비가 오고 있었지만 걸었습니다.


"비가 와도 갑니다"


보슬보슬 나리는 봄 비님을 온 몸으로 맞으며 걷는 것도 좋았습니다.

마음의 벽이 없는 사람들과 걷는 길엔 도란도란 말이 섞이고

웃음이 번집니다.


비 좀 맞으면 어떻습니까

걷는 길이 불편하면 좀 어떻습니까

작정하고 걷지 않으면 우중 걷기도 어려운데..


봄 맞이 제대로 했습니다.


함께 걸어 준 친구님들 고맙습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또 이런 시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서로가 느낀 생각들은 조금 다를지라도 길 위에선 같은 생각이 머뭅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봄 쑥이 쑤욱~ 올라올 것 같아요






붉은 황토를  바지가랭이 아랫부분에 다 묻히며 걸었습니다.

비가 오면 그런 불편이 있지만 이 길 위에선 감수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까르르까르르


우스운 이야기도 아닌데  넘어 질 듯 웃어 제낍니다.







숨어 있는 작은 언덕에 그림 같이 앉은 휴양원입니다.

초록이 풍성할 때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고개를 들어 보고 깜짝 놀랐던 풍경이였습니다.

앙상한 겨울만 남은 곳이지만 그때의 풍경이 겹쳐 보여서 참 좋습니다.





몽돌을 밟으며 우리 대화는 공룡알입니다


"이거 공룡알 같지 않니?"


"이것도 공룡알 인데요 ㅎ"


"우리 뭐하니 왜 죄다 이야기의 끝이 공룡이니 ㅎㅎ"


잘 나가다 꼭 공룡 이야기를 거쳐가게 됩니다

공룡이 뭔지.

진짜 공룡알 같은 몽돌 가져오고 싶었지만

좋아하는 곳을 지키고 싶은 맘이 더 커서 그냥 내려 놓고 

몽돌 해수욕장을 지나왔습니다.






미국마을에서 걷기 시작하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을 하였습니다

비가 오고 걷기가 어떨지 짐작이 안되 조금 거리를 단축하였습니다.

월포해수욕장에 차를 두고 걷기로 했습니다.


우산을 들고 해수욕장을 끼고 걷다 늘 익숙하게 보아 왔던 '달품게스트하우스'에 들렀는데 문이 닫혀 있어

꼭 만나 보고 싶었던 주인장을 결국 만나보지 못하고 온 것이 아쉽습니다.






늦은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남해 시금치가 상당히 식욕을 자극했습니다

아침도 먹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뱃속은 요동을 치고, 남은 거리 잘 걸을까 내심 걱정이 되긴 하지만 기운을 내 봅니다.

구름이 하늘로 올라가는 걸 보고 날이 걷히겠구나 지레 짐작을 했지만 그러지 않았던 오늘이였습니다.






작은 어촌마을 앞 바다는 출렁출렁 작은 배가 맑은 날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산을 폈다 접었다 아~ 좋다를 연발하면서 걷는 걸음 가볍습니다.

죄다 그림인 풍경이 펼쳐지는 길입니다.






유자화덕피자를 먹으려고 들른 다랭이로컬푸드 맛집에 들렀습니다.

토요일 넘치는 관광객으로 정신이 없고 부산스럽습니다.

유자피자가 너무 궁금했는데 상상했던 맛입니다.




유자향이 나면서 뒷맛이 약간 매콤한 것이 맛나네요 

흑마늘이 유자향과 어우러져 남해 맛이 나네요.

치즈가 듬뿍 올려진 피자가 맛있었습니다.





곳곳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며 내리는 비를 잘 견딥니다.

봄은 그렇게 꿋꿋하게 다가오고 있었던 겁니다.


그 봄을 가로질러 걸었던 비오는 날 '남해바래길'이였습니다.

이른 상춘객들이 넘쳐나던 길.

그 길에서 우리의 추억도 몇페이지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