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마산 걷는 길 - 감천에서 만날재까지

하늘위땅 2014. 4. 22. 18:00



사진 한장에 확 꽂힐 때가 있다.

한 줄의 글이 이끌때도 있다.


그래서 내내 벼르다 가깝다는 이유로 이제서야 걸어 보기로 했다.

감천에서 만날재를 넘어 오는 길을.


하늘이 꾸리하고 바람이 불어 날씨가 조금 거슬렸다.

얼마 걸리지 않는 길이라 약 1시간 가량 버스를 기다려 탔다.


국제주유소 정류장에서 51번 버스를 9시20분경 탔다.

종점인 감천마을까지 가야해 잠시 졸았다


버스만 타면 졸아 버리는 이 버릇은 뭐람.


"길이 험하지는 않겠지?"


"무슨 임도라고 안 되어있더나"


걱정을 태산같이 하는 동생들을 다독였다.


중리 삼계지역을 벗어나니 금세 시골분위기를 풍기는 좁은 길로 버스는 달렸다.

신감마을을 지나 국도 아래도 차는 지났다


감천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우리는 감탄의 소리를 내었다


"세상에 이런 곳도 있었네'


딱 우리 타입이였기 때문이다.

시골냄새 풀풀 픙기는 풍경이며 좁은 길과 밭과 산과 들...


처음 와보는 감천마을에 우리는 반하고 말았다.





덜덜 떨면서 기다린 51번 버스가 드디어 화면에 잡혔다

기다리면 안오는 112번 버스가 3대가 지나가고 난 뒤





한껏 고무된 우리들은 가까운 곳의 시골 풍경에 들떠버렸다.

나무 타는 냄새 흙 냄새 거름 냄새가 너무 좋았다.





논에 댄 물이  눈길을 잡아 끌었다


"여기 개구리가 알을 낳을까?"


글쎄 올챙이가 사는 논일까 아닐까





마을 끝에서 길을 찾아 이리저리 기웃기웃

분명 흙길임을 사진에서 봤는데 흙길은 없었다.


"이 길이 맞나? 흙길 이던데?"


큰차가 많이 다녀서 다소 위험했다

마을끝에서 다리를 지나 국도 아래도 지나고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이다 마을이 아닌 국도변 길을 선택했다

길이 끊어 진 것 같아 둑길을 걷다 다시 길을 찾아 그 길로 올랐다.

또 갈림길에서 망설이다 왼쪽길 농장쪽으로 가다 길이 끊어 진 것 같아 되돌아 포장된 길로 들어 섰다


"이 길로 가면 만날재 나와예?"


밭에서 일하는 아저씨께 여쭈니 맞단다


"일루 가면 된단다"





벚꽃만 봄 꽃인양 난리를 쳤는데 아직은 깊은 골에는 꽃들이 난리다.

어릴적 많이 본 꽃도 보이고 보기 힘들었던 탱자나무 꽃도 보게 되었다


"근데 흙길은 없나?"


"글쎄 글네"






뒤돌아 보니 늘 보던 무학산이 아닌 처음 보는 뒷쪽의 우거진 무학산이 새로운 느낌이다.


"요서 보니 무학산도 거칠다 그쟈"


의외의 선택이 또 다른 의외의 경험을 주는구나





두번째 보는 모과꽃도 너무 이쁩니다

노란 꽃은 이름을 몰라요

작은 흰꽃도 이름을 모르지요 - 죄 모르는 것 천지네

어름꽃 처음 본 동생들은 신기해서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꽃인듯 잎인 듯 고개 숙인 저 꽃은 또 뭘까요?






쌀재 터널을 지나가는 차소리를 들으며 경사진 길을 천천히 올라오니 임마농원이 앞에 보이네요

한번 간다간다 말만 했는데 이렇게 마주하게 되네요


완전 꼭대기에 있네요





임마농원을 두고 왼쪽은 감천 가는 길 

오른쪽은 대곡산 무학산 등산길이랍니다.





냉이도 어느새 꽃을 올렸네요


"꽃 있는 냉이도 튀겨 먹는다"


테레비에서 봤다는 동생의 말에 솔깃해 캐 갈까 하다가 말았다.





잠시 오롯한 길을 터벅터벅 걸어 오니 와~ 절로 소리가 나오는 고개를 넘는다.


"다 왔는갑다 좀 아숩네"


"둘레길 좀 더 걸을까?"


하지만 우리는 귀가를 선택했다.

딱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폭신폭신한 길을 걸어 내려갔다.

만날재도 처음 와 본다는 동생들은 새로운 경험이였단다.


"아카시아 필 때 한 번 더 오까?"


아카시아 필 때 , 녹음이 우거질 때 한번 더 오는 걸로.

장거리 가지 못하는 날엔 이 길을 걷는 걸로.


근데 흙길은 어디에 있는거지?


흙길이였다면 정말 괜찮은 걷는 길이 될 것 같은 아쉬움이 내낸 진하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