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4의 활동/추억의 빼다지

하늘위땅 2014. 9. 23. 10:01







기차를 타고 1시간을 넘게 달려서

1시간을 넘게 걸어 가야 했던 외가집


여행이란 것을 모르던 그시절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외가는

유일한 여행지였다


가을

토요일 오후 기차를 타고

일요일 오후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짧은 여행을 갔다 오면

꼭 들고 왔다


덜 익은 감이 달린

감나무 가지를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아

따로 챙겨 줄 것이 없어 그랬는가

잘 기억은 없는데

그 가지를 움켜쥐고

복작한 기차를 타고

무사히 가지고 와

벽에 터억 걸어 놓고

말랑하게 

홍시가 되어가는 감을 기다렸다


익으면

먼전 보는 사람이 

따 먹는 걸로.




어릴적 가을은

익어가는 감이 달린 벽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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