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떼기.
어릴적엔 우리는 오리떼기 라고 불렀다
하얀설탕을 쪽자에 한숟가락 올려 작은 연탄불 위에 올려
나무젓가락으로 저어 녹으면 소다를 콕 찍어 녹은 설탕물과 섞으면
부르르 일어나면서 투명한 설탕물이 불투명하게 변한다.
기름 바른 쇠판에 탁 털어부어 모양이 있는 누름판으로 꾹 눌러 완성
어릴적엔 네칸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모양을 찍어줬다
모양대로 잘 오려서 가져가면 달달한 전분물을 조금 깊이가 있는 국자에
부어주면 그것을 연탄불에 올려 뻑뻑하게 익혀 먹는 꿀차를 줬다.
창동 네거리에서 파는 오이떼기를 두개에 천원주고 샀다
"이거 모양 떼면 뭐 줘요?"
"그런거 안해요"
"....네에 .."
그래서 그냥 뽀사묵고 말았다
입안에 퍼지는 달고 쌉쓰레한 소다 맛은 쭈그려앉아서 떼 먹던 그 맛이더라
순식간에 연탄불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열살의 야마꼬로 돌아갔다.
풍족하지 않았던 그 어린시절이 지금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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