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던
조금 일찍 일어나
가벼운 산책이라고 하려고 애를 쓴다
알람도 다시 6시에 맞추었다
7시에 맞추니
7시에 일어나고
6시에 맞추니
자꾸 잠이 깬다
조금 일찍 일어나는 것이
부담이 되는 건가
새로 바꾼 폰을 이러저리 만져
알람을 맞추고
12시쯤 잠이 들었나 보다
아래층 할머니의 텃밭 가꾸는 소리에
잠이 깼다
정확하게 6시 아이가.
좀 더 누워 있을까 하다가
벌떡 일어나
마른 세수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뒤
축축한 공기 속으로 산책을 나섰다
집 뒤 논으로 가는 농로를 따르니
네마리의 백로가 조식중이다
살금살금 다가가니
놀라서 재빨리 날개짓을 해 버린다
내가 어쩔 것도 아닌데 놀라기는
괜히 미안해졌다
"너거들의 조식을 방해해서 미안하다"
한참을 기다려 보았지만
내려오지 않고
하늘에서 뱅뱅 돌기만 한다
자릴 피하지 않으면
오지 않을것인가.
가까운 도로엔 출근 차량으로
소음과 공해가 장난이 아닌데..
하루의 시작에 빼 놓을수 없는
이 검은유혹앞에
매번 지고 만다
봉다리 두개를 따서
뜨거운 정수기 물을 부어
휘휘 저으니
살짝 거품까지 일어서
구미를 확 당기는 커피가 나왔다
"이거 몬 끊는기나
담배 몬 끊는기나
매 한가지인겨"
주방이모의 빠른 손놀림을
11시가 넘으면
점심이 차려진다.
생선까스가 나왔다
숙주무침
가지고기볶음
열무걸절이
기타등등
욕심이 과했나
생선까스를 다 먹지 못하고
망설이니
신입 막내가
선뜻 하나를 처치해준다
다행스럽게 음식물 쓰레기
제로!
매일 다른 반찬이긴 한데
어째 맛이 다 똑가은 느낌인가?
참 이상하게..
...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맛.있.게.
리얼?
말이라도 ㅎㅎ
거의 매일 비슷한 하루가
남해에서도 흘러가고 있다.
..
윤회와 환생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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