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3의 활동/아름다운 내나라 여행

여름이 가기전에 바다에 발 담그다- 남해여행

하늘위땅 2016. 8. 20. 18:24



아직은 가을이 왔구나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바람속에 숨은 가을을 모른척하기는 어렵습니다


새벽녘의 쌀쌀함이 한낮의 무더위를 깜빡 잊게 하지만

가을은 숨길수가 없습니다


"오빠 남해 가자 여름 더 가기전에 발에 짠물도 좀 묻히고"


곽중에 생각난 곳으로 달려가 보기로 합니다.


고성- 사천- 창선대교- 이동-보리암


이런 경로를 타고 갔습니다


진주- 진교- 남해대교- 남해읍- 이동- 보리암 코스도 나쁘진 않습니다







복곡 주자창은 만차라고 하여 셔틀 버스를 왕복 2,000원을 주고 끊었습니다

좌석에 앉자 마자 쌩 출발을 하는 셔틀버스는 산의 향긋한 냄새를 버스안으로

거침없이 몰아 넣어주면서 달렸습니다



입구에서 또 입장료 천원을 계산을 하고 입장을 하게 됩니다


"주차료 오천원 셔틀버스 이천원, 입장료 천원 이거 그냥 돈 줘 먹네"


살짝 짜증이 일어납니다


"글타고 안오나 딴데 비하면 그닥 비싼것도 아닌데 그냥 가자"


궁시렁 거리면서 그늘이 시원한 길을 오릅니다

이른 시간이라 방문객들이 적은 것이 참 좋습니다


동생이랑 오빠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이십여분 편한 길을 따박따박 걸어 올라갑니다


중간에 바람이 시원한 곳에서 잠시 앉아 쉬기도 합니다


어찌나 시원한지 보리암 보다는 그곳에서

그냥 내처 누워 놀다 가고 싶었답니다


"조금 높기는 한 곳이지만 숲에서 부는 바람이 가을냄새가 확 난다"



가을을 숨길순 없다!









예불을 드리는 법당엔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마주 보는 댓돌에 앉아 땀도 식히고 염불을 들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경을 외우는 비구니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합니다


"저건 어디 말이고? 인도말이가?"


"원어(?)로 하는 갑다"


조금 가볍게 들리긴 하지만

리듬을 타면서 한참을 앉아서 들었습니다



보리암에서 젤루 좋아하는 곳으로 이동을 하려고

계단을 또 내려갑니다


"내려가면 우찌 올라오꼬"


적정은 접어둡니다

내려갔다 관음상을 마주하면 없었던 기운이 불끈 나니까요

-다른 사람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 -









뒤태를 보이고 선 관음상은 매번 다른 느낌입니다

고혹적인 뒤태가 참으로 매력적이라고 말하면

너무 세속적인 표현일까요?


올때마다 반하고 마는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큰 키도 썩 맘에 드고 부럽기 때문이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합니다

각자의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각자의 바람을 소원합니다


얼굴 색하나 변하지 않고 지긋히 

눈을 감은 건지 눈을 뜬건지 모를 관음상은 내려다 봅니다


그래서 각자들은 스스로 조금 부끄러워집니다.


그렇게라도 하고 나면

중생(?)들은 한결 가볍게 절을 내려갑니다






절은 뒷전이고 - 불교신자도 아니고 그래서- 


난간 쪽으로 슬 나가서 풍경을 담습니다


땀을 슬쩍 훔치고 올라오는 바람에 맘까지 올려봅니다


"상주해수욕장 비네"



"난쥬 저짜가서 발 담그까"


"그라자"



주변에는 연신 사진 찍는 소리가 들립니다





 



상주은모래해수욕장에서 발을 담그려던 생각을 바꿔서

송정으로 향합니다


"여기보다 송정이 좋겠다 차 돌리"

문득 송정의 추억이 떠올랐다고 할까요


상주나 송정이나 생각보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가봅니다



"사람이 마이 적네 좋다"




 



"해수욕 하까?"


"옷도 없다"


"그럼 발이라도 담그자"



맨발로 모래를 밟습니다


"앗 뜨거!"



발을 불로 지지는 것 같습니다


"이거 화상 입지는 않겠지"



다다다닥 물까지 뜁니다



"자빠진다 "




 



"요즘은 비키니 안입나 ㅎㅎ"



"유행이다 아이가 그거"


"다행이네 튜브만 있으면 그냥 뛰 들고 싶다"


레쉬가드는 매력이 없구나 싶습니다


아이들처럼 발을 담구고 찰랑찰랑 바닷물의 뜨뜻함 느낍니다



 



소나무 숲에선 돗자리 펴고 한결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낮잠을 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진심 부럽다





 



'설리'마을


연애인 이름이 아닙니다

이름처럼 작고 예쁜 곳입니다


마을 안 작은 모래사장이 있고

번잡하지 않은 곳입니다



"저곳에서 조용하게 여름을 즐기는 것도 좋겠다"



설리마을이 보이는 곳에서 전복죽을 먹었습니다

제주에서 먹던 그 맛은 아니지만

나쁘지도 않았습니다




 



발을 간지럽히는 바닷물과 잠시 놀았는데

아이처럼 신났습니다


그것을 숨기느라 참 힘들었습니다


나이에 맞는 행동이 뭔지

이럴때 그냥 암 생각없이 천방지축이어도 좋았을텐데..


여름이 가기전에 진짜 바닷물에 발을 담궜네요



'가을을 숨길순 없다"



남해 보리암과 송정솔바람해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