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사는 기 그기 뭐시라꼬?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를 해보니

하늘위땅 2012. 12. 14. 10:49

우리 어릴적엔 12월이 되면 미술시간에 무조건 크리스마스카드 만들기를 했었습니다 

기억나나요?

별반 우리네 삶과 상관이 없는 날임에도 이상하게 12월만 되면 모두가 들뜬 맘을 어찌지 못해 둥둥 떠다녔지요


학교 어귀 문방구에 걸린 반짝이 추리장식용품을 보고도 무슨 큰 잔치를 기다리는 맘이 되어 좋아하곤 했었지요

또 12월이 넘어가면 온 동네, 온 거리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마구마구 나오고 부처님 오신날 절에 가는 동네 아주머니들도

굉장히 큰 축제인양 같이 들떴던 그 때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12월이 되도

크리스마스가 가까워도 캐롤 듣는 건 라디오나 테레비에서나 가능하고

간혹 점방에서 켜 놓은 음악속에 들리기도 하지만 예전만큼의 설렘을 주지는 못하네요.


남쪽 동네 사니 화이트크리스마스를 기대할 수도 없었지만 그래도 방송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어쩌고 저쩌고 하면

은근히 우리 동네도 눈이 좀 오지 이런 기대를 했었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된 들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허지만 그땐 그랬습니다

그냥 즐겁고 기다리고 들뜨고 설레고...


한번 남자친구랑 그 흔한 크리스마스 이브 데이트 같은 것을 해 본적도 없지만 내 순수했던 그 시간은

늘 아련합니다.  그냥 반짝거리는 추리 장식 반짝이만 봐도 말입니다.



썰렁한 12월

그나마 문구점 앞에 나온 이것들이 크리스마스임을 알게 해 주네요



그래서 우리 자매들 엉뚱한 짓을 벌였습니다


"우리 카드 만들까?"


그냥 한 말이 진짜로 만드는 것까지 진행을 시킵니다.

그리고 그립니다

만듭니다


완성했습니다.






허접한 솜씨로 만든 첫번째 크리스마스 카드는 우리 자매가 애청하는 라디오 프로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12월 24일 방송 해달라는 주문을 넣어서.


완전 추억이 돋아서 흥분까지 될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히히 이거 너무 재미있네"


밥 먹으러 오신 손님은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듯 연신 시선을 돌리며 뭐라뭐라 말을 걸어 오시네요.






동생들도 옛스런 카트 만들기에 돌입을 했습니다.


루돌프도 그리고 추리나무도 그리고..






커다란 사이즈 그대로 구기지 않고 보내려고 서류봉투를 준비했더니 아쉬워 이렇게 또 모지란 그림을 그렸습니다.

과연 아침의 행진 김군이 좋아라 할까요 ㅋㅋ


김군이 좋아라 하지 않아도 만들고 그리고 보내는 과정에 우리들은 아주 신이 났고 행복했기에 상관이 없겠네요

그래도 이 봉투를 받고 쨘~ 열어 보면서 놀라길 바라는 마음도 조금 있습니다.


김군! 좀 놀래줘!







손 댄김에 여러장을 쓱쓱 그려봅니다

편지지도 아닌것이 카드도 아닌것이 만들어졌네요


갈수록 실력이 느는 것 같습니다.


어서 그려서 받고 기뻐할 이들에게 카드 만들면서 느꼈던 작은 행복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크리스챤도 아니면서 외칩니다.


"메리가~ 크리스하고 마스 하데요!!"


언제적 조크인지 하하하

팍팍한 세상 뭐라도 만들어 즐겁고 행복했다면 그것으로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요


이 카드를 받은 어떤 사람도 그러하길 바라면서

올 겨울은 화이트크리스마스 기대해도 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