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여사의 제1,2의 활동 2697

12월 제주일상 겨울 속으로

동네 풍경이 많이 변했다 담쟁이도 푸른색을 잃고 단풍을 만들었다 바스락거리며 줄기는 말라간다 바람에 사그락사그락 바람도 제법 차다 나무에 달린 귤은 부풀만큼 부풀었다 달려서 숙성되었는데 아직도 그대로도 "아저씨 귤 안따요?" 가끔 하늘을 보면 감탄이 난다 오늘도 그런 날 씨앗으로 겨울을 준비 했다 너희들은 준비 다 했구나 해가 뜬다 뜬다

음식은 맛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엄마는 인근 오뎅 공장에서 파지 오뎅을 한 다라이 사 오셨다. 엄청난 양의 파지 오뎅에 우리들은 환호를 질렀다. 곧 커다란 솥이 나왔고 엄마는 그 큰 곰솥에 무와 멸치를 넣고 육수를 냈다 적당하게 자른 오뎅을 풍덩 담그고 한소끔 끓인 뒤 국그릇에 담아 주셨다 시원하고 기름지며 달큼한 맛 쫀득하게 씹히는 오뎅에 빠져 배가 불러도 자꾸 먹고 또 먹었다. 큰솥을 다 비울 때까지.. ​ 그렇게 몇 번을 파지 오뎅을 사 날랐고 우리 형제들은 배부르게 먹었다 질리도록 먹었다는 표현이 딱 맞겠다 ​ 그런데도 오뎅이 여전히 맛있는 건 뭘까? 정말 음식의 기억은 맛이 아닌 것이 맞다 싶다 어릴 적엔 아버지 밥상에 올려진 계란 프라이를 보기만 했었다 어린 자식들이 똘망똘망하게 쳐다보니 계란 프라이가 수월하게 넘어갈 수는 ..